▲한 외국인 선수가  한복을 입고 선교회 자원봉사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 외국인 선수가 한복을 입고 선교회 자원봉사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더풀 한복! 원더풀 코리안 처치!"

고운 빛깔의 한복을 본 외국인 방문객들은 연신 "원더풀!"을 외쳤다. 한 청소년 선수는 붉은 치마와 진주빛 저고리를 입고 단아한 자태를 뽐냈다. 선물이니 가져가도 좋다는 말에 믿을 수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3일 평창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미션하우스에서 마주한 모습이다.

2024 동계청소년올림픽이 한창이다. 전세계인의 축제가 열린 강원 지역의 교회들은 환대와 섬김으로 방문객들을 맞았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선교위원회는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체험 제공과 방석 나눔, 미션하우스 운영 등 다양한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다.


▲선교회 자원봉사자가 옷고름을 매어주는 모습. 

올림픽선교위원회는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한복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이달 초부터 전국 가정의 입지 않는 한복을 수거하고 깨끗이 세탁했다. 또 기업과 단체들에게 한복을 기증받아 체험자들 중 원하는 경우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 단순히 체험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 방문객들에게 일대일로 전통문화를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한국인의 정(情)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자원봉사가가 한복 입는 방법을 알려주자 몇몇 외국인들은 옷고름을 매었다, 풀렀다를 반복하며 따라했다.

미국에서 온 한 선수는 "한국의 전통의상을 입어볼 뿐만 아니라 직접 가질 수 있게 돼 좋다"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봉사자들을 포함한 한국교회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강릉 빙상 경기장 앞에서 전도하고 있는 목회자들. 
▲강릉 빙상 경기장 앞에서 전도하고 있는 목회자들. 

목회자 30여명은 영하 7도의 한파를 뚫고 거리로 나섰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관람객들에게 방석과 건빵을 나눠주기 위해서다. '바닥이 차가우니 꼭 받아가시라'는 말에 외국인 응원단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물품을 받아가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윤석 강릉중앙교회 전도사는 "날씨가 굉장히 추운데 나눔을 통해 따뜻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한국에서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전도할 기회가 많이 없는데 이번 사역을 통해 선교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강릉 지역 사모들이 나서 미션하우스 운영을 돕고 있다. 
▲강릉 지역 사모들이 나서 미션하우스 운영을 돕고 있다. 

빙상 경기장 바로 앞에 위치한 강릉중앙교회(박태환 목사)에는 미션하우스가 마련됐다. 교회 현수막에 쓰인 ‘한국문화 공간, 무료 커피 제공’이라는 문구는 지나가던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션하우스 운영은 지역교회 사모들이 맡았다. 무료 커피 제공을 위해 사모들은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했다. 방문객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자 익숙한 듯 에스프레소를 추출했다.

방학을 맞아 본가를 찾은 교회 청년들도 일손을 보탰다. 미션하우스에 비치된 기독교 보드게임 '로스트 트레져'를 가르쳐주며 방문객들을 직접 응대했다.

대학원생 천선정(27) 양은 "고향을 찾아온 손님을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신기하고 뿌듯했다. 방문한 모든 분들이 이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스하키 여자 3대3 한국과 중국 선수들.(사진출처 = 연합)
▲아이스하키 여자 3대3 한국과 중국 선수들.(사진출처 = 연합)

사역은 경기장에서도 이어졌다. 올림픽선교위원회는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기도로 격려하고 응원했다. 이를 위해 선교위원회는 경기 참가자들에게 기도해줄 목회자들을 초청했다. 올림픽선교회 이장균 목사는 강원 지역에 방문해 선수들을 기도로 격려했다.

성도 4,000여명으로 구성된 응원단은 선수들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들은 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게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하나님이 너를 기억하신다'란 메시지와 함께 응원 배지 및 스카프를 나눠줬다.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선교위원회 집행위원장 김태양 목사는 "청소년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미래의 스포츠 스타"라며 "교회에게 받은 환대의 기억은 한국과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원봉사와 응원, 기도 등 개인과 교회 차원에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부분 있다면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이번 올림픽이 선교의 기회가 되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강릉=양예은 기자